사진 왼쪽부터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곽명휘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동산 팀장,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News1
[추석이후 부동산시장 전망<2>]청약시장 활기 '전략적 투자' 필요, 재건축은 수익성 분석 먼저
과도한 시세차익 기대감은 금물…저금리 기조, 임대사업 투자 가치↑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9·1대책 발표 이후 한 주간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평균 0.26%포인트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재건축 연한이 종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듦에 따라 기존 재건축 단지는 물론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들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청약제도 개선으로 유주택자가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문턱이 대폭 낮아져 청약시장 열기도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는 등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수익형부동산이나 주택임대사업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시점에 맞춰 전문가 6인과 함께 재건축, 분양, 임대와 관련된 투자 포인트를 짚어보고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점을 간략히 정리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전문위원 "투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은 맞지만 장기적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주택시장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한다.
정부가 분당·일산 같은 대형 신도시 조성을 중단하고 2017년까지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공공주택에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청약에 도전해 볼 필요는 있다.
분양가가 합리적인지 여부를 검토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수요 입장에서 청약을 넣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한다.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시세상승에 따른 수익에만 초점을 맞춰 묻지마 청약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 "청약, 전략적 투자 필요"
청약제도 개편에 따라 1순위 청약자들이 대폭 증가하면서 인기 분양단지의 청약전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을 기준으로 수도권 청약통장 가입구좌는 총 1033만 구좌다. 기존 1순위 502만 구좌에 청약자격 1순위 통합이 본격화되는 내년 2월이 되면 2순위 220만 구좌가 1순위로 올라선다. 청약통장 가입자 10명 중 7명은 1순위 청약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1순위 대기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청약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만 청약당첨 기회를 높일 수 있다.
일단 올해 하반기 분양이 예정된 단지 중에서는 위례 자이와 위례 푸르지오, 세곡2지구 6·8단지 등이 알짜 물량으로 손꼽힌다. 시세상승 여력이 큰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물량도 도전해볼만 하다.
새아파트를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입지가 우수한 이들 알짜 단지에 청약을 넣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당첨 가능성을 높이려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나 저평가된 아파트 청약으로 눈을 돌리는 전략적 투자를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 "시세차익 과도한 기대감 버려라"
9·1대책은 1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는 성격이 짙어 이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이나 주택의 가격은 다소 오를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가계소득은 제자리인데 부채를 늘려 인위적으로 집값을 떠받치는 정책이어서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금 집을 사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대책 효과의 약발이 떨어져 집값이 다시 떨어지면 이에 따른 손실이 고스란히 매수자에게 전가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주택 매입을 위해 자신의 소득수준과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빚을 끌어들이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재건축, 용적률·분담금이 중요"
재건축 연한 단축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1987년과 1991년 사이 준공된 아파트들이다. 재건축에 대한 투자환경이 개선되긴 했지만 일반분양가를 인상해 조합원 분담금을 낮출 수 있는 강남권이나 목동 등을 투자처로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표적인 단지로는 강남 일원동 개포우성7차,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14단지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막연히 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만 가지고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관련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거나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어서다.
또 재건축 수익성과 직결되는 용적률을 어느 정도 적용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재건축 용적률이 낮고 일반 분양이 잘되지 않으면 추가분담금이 눌어나 손해만 보고 나올 수도 있다.
2·3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선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현재 용적률은 117%에서 161% 사이다. 3종 주거지역의 법적상한 용적률은 250%다. 다시 말해 재건축이 추진되더라도 일부 아파트는 용적률 상향 범위가 100% 미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재건축 투자에 앞서 적용 용적률과 분담금 등을 개략적으로 분석해야만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곽명휘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동산 팀장 "수익형부동산도 주목"
주택 매매로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도 투자가 될 수 있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수익형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임대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금리는 평균 연 2.62%였고 올해는 1%대로 더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거의 마이너스나 다름없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 다달이 받는 임대수익에 대한 선호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에 30억원 이상을 위탁한 고객 중 20%는 수익형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중 절반은 이미 투자를 했거나 추진 중이다. 돈을 굴릴 곳을 찾던 투자자들이 수익형부동산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분양형 호텔 등 틈새상품에 대한 투자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분양형 호텔이 확산되고 있는데 고객 수요가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에 공실률과 수익성이 외부 변수에 좌우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 "1인 가구 증가, 주택 임대사업 투자가치 상승"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의 초점을 시세차익에만 맞추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다주택자라면 안정적인 월세수입을 거둘 수 있는 임대사업에 투자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주택시장에서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주택을 신규 구입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핵심 수요층인 35∼55세 연령층 가구주가 2010년에는 전체 가구의 49%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비율이 2035년에는 29%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한다는 의미다. 가구구조의 변화를 감안하면 매매차익을 위한 투자보다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임대사업이 장기적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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